부부 가족 상담 심리학 - 중독

 중독은 무섭고 치명적이다. 중독은 한 사람의 영혼을 앗아가는 과정이자 한 가정을 파멸로 이끄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한번 중독의 늪에 빠지면 나오기가 어려워 결국 중독 질환으로 발전한다. 중독은 한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가정도 파탄으로 이르게 만든다. 우리나라는 중독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정부의 6개 부처가 알코올, 인터넷, 도박, 마약 등 4대 중독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는 등 종합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로 인해 알코올 중독이 만연해 있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중독치료를 위해서는 개인 상담보다는 반드시 가족치료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개인의 심리 역동에 초점을 맞추어 당사자 중심으로 상담하면 중독 증상이 잠시 완화되었다가도 다시 상담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높기 때문이다.

 

중독이란?

 

 중독은 한 개인이 대상이나 물질에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일상생활에 문제가 일어나고 점차 가정생활과 학교 혹은 직장생활에서 대인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쳐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현상이다. 중독은 일반적으로 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차 조절과 통제를 할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스스로 함몰된 상태에 이른다. 중독의 주된 폐해는 일상생활의 장애, 건강 악화, 재정 문제, 관계에서의 어려움, 가정 문제, 단절, 실직, 정신병리(우울증, 성격 병리, 정신증 등), 스트레스, 신체적인 질병 등 공존 질환으로 정서 및 신체의 장애를 일으킨다. 중독은 스스로 불안, 우울, 좌절, 두려움 등을 무의식적으로 억압하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충동이 일어나고 이 충동은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되어 사실상의 절제가 어렵게 된다.

 

중독의 원인

 심리학에서는 중독의 원인이 가족의 체계나 구조에 있다고 전제한다. 중독에 빠진 사람의 문제와 증상은 역기능적인 가족 체계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문제(IP)는 깊이 잠재된 가족 문제를 한 개인이 자기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그 문제를 역기능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의미다.

 가족의 역동 요소들은 각자의 경계선(boundry), 위계 구조, 가족 안에서의 권력, 제휴된 현상, 개별화, 응집력, 의사소통, 정서와 기능의 순환성 등이 있는데, 이는 가족 체계나 구조에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가족 체계나 가족 구조가 잘못 형성되어 순환의 흐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경우, 할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소외될 때 가족의 문제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가족 상담의 패러다임은 문제발생화 해결의 요소가 바로 가족구조 혹은 체계에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가족 체계를 제대로 이해한 심리상담사가 중독자 가족을 치료할 때 보다 효과적이다. 가족 체계(family system) 이론에서는 밀착(enmeshment), 융해(fusion), 자아 분화의 결핍(lack of self-differentiation), 정서적 의존(emotional dependency) 혹은 밀착된 관계(undifferentiation relationship)를 중독 현상이라고 부른다.

중독 치료 개입 전략

 

1. 중독 가족 상담 이해와 진단
(1) 중독 가족 역동의 사정과 개입하기
 만약 중독자 가족이 상담을 왔다면 오랜 시간 동안 가족 갈등과 함께 고통을 겪었으므로 그들 관계의 현상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중독의 과정, 긴장과 불안 수준, 가족력, 본인의 성격 및 심리 역동, 공동 의존 상태, 가족의 의사소통 형태, 경계선, 위계 구조, 권력과 제휴, 역할, 스트레스 대처방식, 가족 규칙, 가족 비밀, 가족 발달 주기, 형제 순위, 가족의 강점, 자원 등 그 가족 구조에 대해 이해하며 가족을 사정한다. 면접뿐만 아니라 중독척도지, 의사소통 유형, 가족 기능검사, 그 외에도 심리검사를 비롯한 필요한 검사를 상황에 맞게 함으로써 중독 가족의 역동을 이해하고 진단한다.

(2) 변화 준비도 파악하기
 중독자 가족의 변화 준비도를 확인하여 그 단계에 맞는 상담을 한다. 상담사는 중독자 가족이 증상의 심각성을 부인하는 단계인지, 중독 본인 당사자만을 비난하는 단계인지, 중독 당사자가 방치된 상태인지, 또는 어느 정도 자각하고 조절하고자 노력하는 단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결 지향적인 질문이나 변화 질문(Miller, 2007)으로 준비단계를 파악한다.

(3) 치료적 계약 맺기
 중독자 가족은 중독 당사자를 치료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정보를 받아왔고, 여러 곳에서 상담받았을 것임으로 치료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변화와 치료의 주체는 치료 가족의 의지와 협력이기에 치료 가족의 자기 결정에 의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상담사와 내담자 가족 사이의 치료적인 계약 행위는 필수이다.

2. 첫 회기와 초기 상담의 중요성
(1) 첫 회기의 시작점의 중요성
 상담사는 내담자 가족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서 가족 역동을 이해하고 가족구조를 분석해야 한다. 이 과정을 합류 과정이라고 한다. 상담사로서의 신뢰, 안정감, 임상적인 전문성으로 인간적이고 치료적인 관계 형성을 잘 해야 한다. 치료자는 그들의 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상담을 통해 공감적으로 질문하며 상호지지와 협력의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2) 오리엔테이션 및 가족의 강점을 파악
 가족치료이론과 치료신념, 치료사의 중립성, 치료적인 계약, 치료의 효과에 대해 상담사와 내담자가 각각 해야할 역할과 수준을 설명한다.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제를 바로 이야기하기보다 가족의 강점과 좋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3) 관계문제로 정의하기
 가족의 중독문제를 당사자 문제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체계 안에서 찾아야 한다. 개인의 문제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면 상담의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의사소통, 차별과 소외, 방치, 자녀교육, 부부관계, 고부관계, 정서적 친밀감, 만성적인 갈등 관계, 폭력 관계, 세대 간 미분화 등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 후 각 개인의 문제는 본인에게 직접 말하도록 한다.
 개인의 문제는 보통 우울, 분노, 폭력, 생활습관, 게으름, 회피 및 각종 중독 문제가 있는데, 각자의 입장을 듣게 되면 상호 이해를 달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담사로서 누구의 이야기를 먼저 들을지 선별한다. 힘들고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 주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배열해야 한다.

(4) 상호성 보기
 가족 역동을 계속해서 분석하고 상호작용 패턴을 파악한다. 문제 형성 과정에 대한 탐색, 순환적 상호작용, 가족구조와 현재 문제와의 맥락적 흐름을 파악하고 감정 반사행동을 알아본다. 현재 스트레스 작용으로 인한 상황이나 환경 상태를 파악하고 무엇이 촉발사건이 되었는지를 이해한다. 가족권 간의 상호작용 패턴에서 동반 의존자와 중독 당사자와의 의사거래 과정과 가족의 수많은 구조현상을 주의 깊에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3. 회기별 구성과 상담과정
1) 역기능 가족구조를 시각화하고 각 개인의 경계와 분화도를 파악한다.

2) 개인과 가족원의 강점과 장점을 파악하여 가족구조를 재편성한다.

3) 내담자 가족이 변하고자 하는 목표를 점검하고 함께 긍정적인 목표를 세워간다.

4) 중독 검사를 통해 중독의 심각도를 파악한다. 중기 이후에는 중독의 대상물 대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5)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전까지 상담사가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주지시킨다.

6) 가족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기대와 가족규칙, 기준, 신념 등을 함께 분석하여 변형한다.

7) 가족원들의 미해결된 기대와 욕구 등 과거 경험을 다룬다.

8) 증상의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예방 및 재발 했을 때 준비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