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따돌림에 대한 이해
집단따돌림은 최근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 등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라면 어디서든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으로 인해 자살하고 있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집단따돌림은 청소년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결코 있어서도, 또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다.
엘가 등(Elgar et al., 2015)은 79개 국가에서 거의 30%의 청소년들이 집단따돌림 피해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집단따돌림은 타인을 해치려는 의도가 다분하고 단일성이 아닌 지속성이 있으며, 대등한 관계가 아닌 힘의 불균형이 생기면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Olweus, 1994).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집단따돌림은 안전한 시기가 없고(Adams & Lawrence, 2011), 집단따돌림은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에서까지도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학교에서의 집단따돌림 피해 경험이 직장따돌림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Smith et al., 2003).
일반적으로 집단따돌림은 나이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사회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때 가장 많이 나타난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이 집단따돌림이 동료 학생으로부터 일어날 뿐만 아니라, 교사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이다. 중학생들의 교사 따돌림 추정치는 30%에 육박한다(James et al.,2008; Olweus, 1996). 젊은 성인들의 64%는 평생 동안 최소한 한 번은 교사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Davies, 2012), 대학교에서 교수에 의해 따돌림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입학 이전에도 교사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는 학생들도 매우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Marraccini, Weyandt, & Rossi, 2015).
최근에 메타분석연구에 따르면(Pouwels et al., 2016), 집단따돌림에 대한 만성적 피해는 8%에서 43%에 이르고 있고, 그 피해가 나이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교사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던 학생들은 반항적인 행동, 폭력성, 신뢰감의 상실, 자살 경향성,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우울증에 더 취약한 결과를 보였다(Pottinger & Stair, 2009).
크레치머는(Kretschmer et al., 2018) 집단따돌림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역시 심리적인 부적응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하였다. 집단따돌림에 관계된 피해자와 가해자는 연루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모두 우울증과 사회불안, 낮은 자아존중감, 소외감, 자살 생각과 시도, 그리고 알코올 남용 장애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면 문제, 야뇨증, 슬픈 감정, 두통과 위통의 경험, 사회적 위축, 내면화 장애, 이성 관계를 포함한 친밀관계 형성의 어려움, 광장공포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장애가 발병할 수 있는 위험성이 증가하였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권유하는 공통적인 집단따돌림 예방 방법은 학생들에게 피해에 대하여 성인에게 솔직히 말해달라고 충고하는 것이다(Bjereld, 2018). 이 방법이 그나마 여러가지 방법들 중에 집단따돌림을 멈추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보인다(Black et al., 2010). 그런데도 집단따돌림을 당한 학생 중 23%에서 50% 사이의 학생들이 성인에게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Black et al., 2010;skrzypiec et al., 2011), 그 이유는 집단따돌림의 특성상 성인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과 자주성과 자립심의 상실, 그리고 수치심 때문이라고 보고되고 있다(DeLara, 2012). 집단따돌림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취하는 가장 공통적인 방법은 그 사실을 숨기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집단따돌림의 정의와 원인
1) 집단따돌림의 정의
따돌림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는 ‘bullying’ ‘harrassment’ ‘peer abuse’ ‘monning’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 용어로는 ‘왕따’ ‘따돌림’ ‘집단 괴롭힘’ 등의 용어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1999년에 교육부가 ‘왕따’라는 용어 대신에 ‘집단따돌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주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올베우스(2013)는 집단따돌림을 ‘집단 내에서 한 학생이 반복적이고 지속해서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상에서도 집단따돌림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힌두자와 패트친(Hinduja & Patchin, 2009)에 따르면, 사이버 집단따돌림이란 정보와 의사소통 기술의 사용을 통하여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해로운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2) 집단따돌림의 원인
집단따돌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홍과 에스펠라지(Hong & Espelage, 2012)는 집단따돌림의 원인은 미시체계(부모-청소년 관계, 부모 간 폭력, 동료와의 관계, 학교 환경), 중시 체계(교사 관련), 외부체계(미디어 폭력에 대한 노출도, 이웃 환경), 거시체계(문화 규범과 신념, 종교), 시간체계(가족구조의 변화) 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사회생태학적으로 집단따돌림의 원인은 공격성과 같은 개인적인 특성들과 청소년들이 노출되는 사회 맥락적 환경에 의하여 주로 영향을 받는다. 쿡(Cook, Williams, & Guerra, 2010)은 집단따돌림의 원인은 학교나 동료와 같은 주위환경과의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 그리고 자신들의 부정적 자아와 관련된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내면화와 외재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빈번히 집단따돌림의 피해에 놓인다고 보고 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가해자로 하여금 공격을 하도록 부추기는 결과가 일어난다(Hodges & Perry, 1999).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낮은 자존감이 가해 행동을 더욱 촉발하고, 이러한 피해가 자존감을 더 낮게 만드는 인과 관계론적인 주기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보인다(Fredstrom, Adams, & Gilman, 2011).
집단따돌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개인적 특성, 가족 환경요인, 학교환경 요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이 중에서 가족 환경요인이 가장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족 환경요인으로는 부적절한 양육방식, 가족 간의 친밀감 결여, 불안정한 애착, 그리고 가정환경의 변화가 있다. 반면 학교 환경 요인으로는 학교 분위기, 교사에 대한 학생의 태도, 교사의 체벌 등이 나타났고, 개인적 특성으로는 소심하고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와 낮은 자존감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놀림을 당한 것, 비난, 따돌림, 거부, 모욕과 소외 같은 부정적인 사회적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
집단따돌림은 원인, 결과론적으로 정신질환 장애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Hesapcioglu, Meraler, & Ercan, 2018). 학교에서 친구들에 대한 집단따돌림 관련 연구들은 우울증, 불안, 야뇨증, 말 더듬기, 행동 장애, 조울증, 대변 실금, 자살 생각, 행동장애, 알코올과 물질남용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그리고 틱장애와 같은 많은 정신질환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따돌림 개입전략
집단따돌림에 관한 개입 방법들은 개인 및 가족치료, 집단프로그램 등이 있다. 도식치료(schema therapy)는 집단따돌림 피해가 피해자들에게 왜 지속될 수밖에 없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델이다(Calvete et al., 2018). 심리학에서 도식(schema)이란 생각이나 행동의 조직된 패턴을 일컫는 말로써, 도식치료는 제프리 영에 의해 고안된, 성격 장애 치료를 위한 인지 행동 치료(CBT)의 발전형이다. 정신병리의 발달모델은 어린 시절에 불안전한 애착 관계나 피해경험으로 형성된 부적응적 도식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세계관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도식치료 모델은 자녀의 충족되지 못한 5가지의 부적응적 욕구를 설명하는데(거절, 손상된 자율성, 자주성의 결여, 한계의 손상, 끊임없는 기준), 특히 이 5가지 범주들 중에서도 거절의 부적응적 도식이 가장 집단따돌림 피해와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집단따돌림 사례에 따른 원인과 개입방안
집단따돌림을 당한 청소년 중에는 ADHD의 증상을 가진 청소년들도 많이 있는데, 청소년 집단따돌림 피해와 가해 연구(Chou, 2018)에 따르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진단받은 청소년들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은 포커스를 개인에게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또래 집단, 교사, 그리고 부모를 포함한 자연적 환경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하였다.
유와 박(Yu & Park, 2016)은 부모의 갈등이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원인이라고 보고, 내담자의 핵가족 내의 특성과 원가족에서 내제되어 있는 역기능적 표현방식이 내담자의 집단따돌림과 게임중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부부간 혹은 부부-자식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통한 관계의 변화를 통해 부적응적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박태영과 조지용(2012)은 집단따돌림은 부모의 일방적인 의사 표현 방식,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단절된 표현방식으로 부부싸움이 발생하고, 이러한 부부간의 갈등 요인이 집단따돌림을 초래하게 된 영향이 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부모, 자녀 간의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 부의 원가족으로부터의 분화, 부모 양육방식의 변화를 시도하여 부적응적 행동에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박태영(2001)은 가족치료 사례 연구에서 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고등학생이 부모가 강요한 새벽기도와 가정예배 등 부모의 일방적인 강요 방식과 기준이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하였다. 따라서 일방적인 강요 방식에 대한 인식과 표현의 변화를 시도하였고, 부모와의 명확한 경계선 및 소원한 관계에 대한 회복, 그리고 내담자와 동생들과의 형제 하위체계의 강화를 시도하여 변화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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