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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슈탈트 치료 - 정신병리 이론 일반적 원리

by 코코 라이프 2022. 10. 6.
정신병리의 일반적 원인

 

 건강한 유기체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차림-접촉 주기를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그러나 알아차림-접촉 주기가 항상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알아차림-접촉 주기의 여섯 단계 중 어느 단계에서나 단절될 수 있다. 어떤 단계에서든 차단이 되면 유기체는 게슈탈트를 건강하게 완결할 수가 없고 그 결과 미해결 과제가 쌓이게 되어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정신병리를 게슈탈트의 자연스러운 형성과 해소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접촉 경계 장애'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접촉 경계(contact boundry)란 개체와 환경 간의 경계를 의미한다. 개체의 모든 활동은 항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며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도 환경과의 교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개체와 환경의 교류는 접촉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접촉경계는 어떤 고정된 공간적 경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와 환경이 한 덩어리가 아닌 상태에서 서로 교류함을 의미할 뿐이다.

 접촉 경계 혼란(contact boundry disturbance)은 개체와 환경 간의 경계에 문제가 생겨 개체와 환경의 유기적인 접촉을 방해하는 것으로 개체는 이에 따라 미해결 과제를 쌓게 되고 마침내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는 데 실패한다. 건강한 개체는 접촉경계에서 환경과 교류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경계를 열어 받아들이고, 환경에서 들어오는 해로운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닫음으로써 이들의 해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그러나 경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이러한 환경과의 유기적인 교류 접촉이 차단되고 심리적, 신체적 혼란이 생긴다. 이런 맥락에서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모든 정신병리 현상은 항상 '접촉 경계 혼란'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Perls(1969a, 1969b)는 접촉 경계 혼란을 개체와 환경이 서로 직접 만나지 못하도록 둘 사이에 마치 중간층 같은 것이 끼어 있는 현상이라 말했다. 마치 우리의 의식에 안개가 낀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중간층을 그는 '마야(maja)'라고 불렀는데, 이는 개인과 환경의 접촉을 방해하는 환상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마야에게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에 환경과 접촉할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접촉 경계 혼란으로 말미암아 개체는 자신의 유기체 에너지를 환경과 효과적으로 교류하고 접촉하는 데 쓰지 못하고 공상이나 환상 같은 무의미한 활동들에 분산시켜 버린다. 이러한 개체는 자신의 경계가 불명확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까지가 자기이고 어디서부터 타인인지 명료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접촉경계 장애가 심해지면, 접촉 경계가 매우 불투명해지고 마침내 신체경계까지 모호해져서 심리적인 불안을 신체적 허기로 잘못 지각하여 음식을 먹는 행위로 대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Perls는 접촉 경계 혼란을 극복하고 심리적 성숙에 이르기 위하여 5개 층의 신경증 상태를 통과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 층을 통과할 때마다 환경과의 접촉이 현저하게 증진된다. 그 첫째는 피상층(phony layer)으로서 개인이 사회적인 규범에 따라 위선적인 상투적 행동을 나타내며 다른 사람들을 피상적으로 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둘째는 공포층(phobic layer) 또는 연기층(role playing layer)으로서 진정한 자기 모습을 내보이는 것에 공포를 느끼며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따라 살아가는 상태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억압하고 환경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연기하며 살아가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기 모습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셋째는 고착층(impasse layer)으로서 이제껏 해왔던 역할연기를 그만두려 하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넷째는 내파층(implosive layer)으로서 자신의 내면적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고 진정한 자기를 인식하지만 외부적 표현을 억제하는 상태이다. 그동안 억압되었던 욕구와 감정은 그대로 발산되면 타인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기 때문에 표현되지 못한 채 긴장 상태를 초래하게 된다. 마지막은 폭발층(explosive layer)으로서 다른 사람과 거짓이 없는 진실한 접촉이 이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Perls에 따르면 진정으로 살아 있는 진실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폭발을 경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상태에서는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억압 없이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환경과의 접촉이 활발해진다.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타자와 접촉하며 실존적으로 진실한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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