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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가족 상담 심리학 - 외도

by 코코 라이프 2022. 10. 9.

 외도는 부부 상담 장면에서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남편이 회사 동료들과의 회식 자리 이후에 성매매 업소 종사자와 성관계를 가지거나, 직장 내에서 불륜 행위를 하다가 발각되어 아내는 강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렇게 빈번히 일어나는 외도 문제는 국내 불륜 인구의 규모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오늘은 외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세 가지 부부치료법(통합 행동적 부부치료, 3단계 통합적 부부치료, 정서 중심 부부치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외도에 대한 이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의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불륜 인구의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총 636만 명에 달한다. 이는 서울에 거주하는 전체 기혼 인구보다 큰 규모로 실제로 기혼자들의 외도가 얼마나 빈번하게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계 콘돔업체 듀렉스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인터랙티브와 함께 36개국 2만 9,000여 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부부 외도 비율이 세계 2위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외도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일관되지 않은 정의를 제시하고 있고 부부도 각자 정의하는 것이 다를 수 있지만, 외도는 보통 배우자와의 관계를 위협할 정도로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 성적이고 정서적 차원의 비밀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정의된다(Gordon, Khaddouma, Baucom & Snyder, 2015). 외도는 단지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 성적인 접촉을 가지는 육체적인 외도 이외에도 정서적 외도와 사이버 외도가 있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정서적 외도란 배우자 이외의 상대와 성적인 관계는 없지만, 다른 상대에게 쏟는 시간과 에너지를 포함한 정서적인 유대를 뜻한다. 사이버 외도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사이버상에서 성적 내용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구입하고 다운로드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배우자의 사이버 외도 행위로 인해 상처받은 남편이나 아내 중 약 25%가 이혼하고, 약 60%가 배우자와의 성적인 관계에 흥미를 잃었다고 보고가 되고 있을 정도로 사이버 외도는 외도의 최근 경향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Gordon et al.,2015; Makinen & Ediger, 2011).

 부부의 외도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외도는 부부 및 가족관계, 그리고 부부 각자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외도는 배우자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라고 할 만큼 평생 지워지지 않는 심적인 고통을 남긴다. 또한 외도를 겪은 배우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의 증상에 가까운 특징들을 보일 수도 있다. 극심한 불안과 우울증, 적개심과 두려움을 포함한 부정적인 정서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세계관이나 인간관이 부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즉, '배우자뿐만 아니라 사람은 절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구나.'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외도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그 자녀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외도를 보고 겪은 자녀의 경우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기피증이나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임상 장면에서 외도는 가장 다루기 힘든 부부 문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연구에 따르면 외도를 겪은 모든 부부가 이혼하는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부부관계에 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외도는 부부 관계 자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많은 부부가 외도에 따르는 정서적인 고통과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다. 따라서 외도가 부부 관계를 반드시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부부 각자에게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개입방법(치료법)과 이론적 근거

1. 부부치료법 - 통합 행동적 부부치료(IBCT)

 전통적인 행동적 부부치료(Traditional Behavioral Couple Therapy: TBCT)에서는 부부간 의사소통 기술, 문제해결 기술 등의 훈련을 통한 행동적 기법이 주로 적용된다. 반면에 제이컵슨과 크리스텐슨(Jacobson & Christensen, 1996)에 의해 개발된 통합 행동적 부부치료(Integrative Behavioral Couple Therapy: IBCT) 또는 통합적 부부치료(Integrative Couple Therapy: ICT)에서는 외도문제가 부부에게 미치는 정서적인 영향력에 초점을 두면서 외도의 원인과 그 의미를 부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모형에서는 외도를 포함한 부부 갈등과 문제의 진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연애할 때는 부부간의 성향이나 성격, 생활 태도상의 차이(difference)가 서로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새로운 관계 맥락 속에서 부부간의 기본적인 차이는 불편함 또는 부조화(incompatibilities)라는 새로운 의미로 서로에게 다가온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려는 시도로 부부는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배우자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지만, 배우자는 기대하는 만큼 잘 따라주지 않고 처음의 변화 시도는 점점 더 배우자에 대한 강제성을 띤 혐오 자극과 비방의 형태로 변질한다. 강제와 비방으로 상대방에게 변화를 시도하면 할수록, 부부간의 관계는 더욱 악화하고 감정의 골은 깊어져 가면서 성향, 성격 등의 기본적인 차이가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지고, 배우자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양극화(polarization) 상태를 경험한다. 양극화 속에서 서로의 변화 시도가 계속될수록 부부는 이제 본인들의 노력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공동의 덫(mutual trap)'과 같은 상황에 빠진다.

 통합 행동적 부부치료에서는 전통적인 행동 기법만으로는 다룰 수 없었던 부부 갈등의 정서적 측면에 초점을 두면서 서로에 대한 정서적인 수용(acceptace)을 먼저 촉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행동 기법들을 적용함으로써 관계의 변화(change)를 추구한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로 인해 아무리 외도가 심각한 문제라 할지라도 부부간 서로의 정서적 수용을 촉진하기 위해 정서적인 공감의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배우자가 외도와 관련해서 겪은 고통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돕는 한편, 부부가 서로에 대해 지나치게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돕는다. 정서적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두 가지 대표적인 기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외도자를 포함한 상대를 '적'으로 보기보다는 부부간에 '반복되는 갈등의 순서, 즉 상호작용 패턴'에 관한 대화를 유도함으로써 문제로부터 분리하여 서로에 대한 비판을 감소하도록 돕는 통합적 분리(unified detachment), 둘째, 상담사가 부부 각자의 여린 감정(soft emotion)을 이끌어 내어 서로에 대한 공감과 수용을 불러일으키는 공감적 합류(empathic joining)가 있다(Jacobson & Christensen, 1996).



2. 3단계 통합적 부부치료

 3단계 통합적 부부치료는 '용서'를 통한 개입전략과 인지 행동적 접근에 기반을 두고 외도 문제를 다루기 위해 발전되었다. 이 모형은 외도를 배우자의 외상 반응을 일으키는 외상 사건으로 정의하고, 인지 행동적 부부치료(Cognitive Behavioral Couple Therapy: CBCT)와 통찰 지향적 부부치료(Insight Oriented Couple Therapy: IOCT)의 두 가지 모형을 바탕으로 하여 용서를 통한 치료적 과정을 촉진한다.

 3단계 통합적 모형에서는 단계별로 치료적 목표 및 개입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1) 1단계(dealing with impact): 외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파악하고 주로 인지 행동적 개입전략을 사용하여 외도와 관련한 시급한 사안들을 먼저 다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2단계(finding meaning): 외도 행위나 사건에 영향을 준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고 외도의 전체 맥락과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입전략은 인지 행동적 접근과 통찰 지향적 접근에 바탕을 둔다.

3) 3단계(moving on): 용서를 통해 치료과정을 촉진하고, 부부생활을 지속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지막 단계에 있는 '용서'는 모형의 개입 전략상 특징으로, 다양한 임상 장면에서 치료적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용서'를 외도 문제에 적용한 예라고 볼 수 있다(Olmstead, Blick, & Mill, 2009). 용서를 통한 개입은 외도자에 대한 배우자의 적개심이 상담 초기보다 완화되고 서로에 대한 부부의 이해가 향상되었을 때 시작하며 다음 사항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째, 이전 단계의 과정을 통해서 외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과 외도의 맥락 및 의미를 부부가 이해하게 됨으로써 이제 서로를 용서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음을 부부에게 설명해 준다. 둘째, 부부가 용서에 대해 어떤 정의를 가졌는지 평가한다. 셋째, 상담사는 용서할 때와 용서하지 않을 때의 결과를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넷째, 적개심이나 부정적인 감정, 행동과 신념들이 부부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하고, 용서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다룬다.

 3단계 통합적 모형의 단점은 구체적인 개입 방법이나 변화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3단계 모형의 각 단계가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다는 점, 용서를 통한 개입 외에도 외도의 장기적인 영향력을 다룰 수 있는 개입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Makinen & Ediger, 2011).



3. 정서 중심 부부치료

 정서 중심 부부치료에서는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의 관점에서 외도를 해석하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애착 대상인 배우자와 강한 유대감을 갖고 이 관계를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유지하고자 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배우자의 외도 행위는 안정적인 애착을 향한 기본 욕구를 심각하게 파괴함으로써 애착 관계의 손상을 야기한다. 외도로 인한 애착 관계 손상은 애착 불안을 일으킴으로써 배우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과 공격적인 태도, 혹은 회피적인 태도 등의 이차적 정서(secondary emotions)를 일으킨다. 또한 외도로 인해 활성화된 정서적 상처가 깊은 우울감, 배신당했다는 느낌, 혼자 남겨질 것 같다는 두려움 등의 일차적 정서(primary emotions)는 이차적 정서에 의해 감추어진 채 부부관계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따라서 정서 중심 부부치료에서는 애착 관계 손상에 의해 반복되는 부부간의 부정적인 상호작용 패턴 속에서 외도와 관련한 문제가 어떻게 반복되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외도로 인해 서로가 주고받는 이차적 정서에 의해 감추어진 내면의 일차적 정서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고 이를 서로가 확인하고 나눔으로써 부부간에 긍정적인 상호작용 패턴과 안정적인 애착 관계가 형성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Makinen & Edige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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