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 치료의 평가

 게슈탈트 치료는 '지금-여기'에서의 알아차림을 강조하고 개인과 환경 간 접촉의 질을 증진하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심리치료 분야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Cain(2002)은 게슈탈트 치료의 공헌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첫째, 게슈탈트 치료는 개인이 자기 자신, 타인 그리고 환경과 접촉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주었다. 둘째, 게슈탈트 치료는 심리치료에서 치료자와 내담자의 진정한 관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셋째, 게슈탈트 치료는 현상학적 입장에서 개인의 자기 인식능력과 알아차림을 강조했다. 넷째, 게슈탈트 치료는 '지금-여기'에서의 체험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과거를 현재 속으로 가져와 생동감 있게 다룰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게슈탈트 치료는 내담자의 치료적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다양한 실험적 방법을 창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는 다양한 심리 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다른 치료들과 동등하거나 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게슈탈트 치료는 감정을 억압하고 복잡한 생각이 많은 사람, 의사결정을 미루고 우유부단한 사람들,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소극적인 사람들, 막연한 불안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신체화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 다양한 공포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또한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나 신체적 통증, 류머티즘과 같은 정신신체 장애, 여러 성격장애에 적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우울증, 강박증, 약물중독, 경계선 성격장애를 비롯하여 조현병이나 에이즈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게슈탈트 치료가 행해지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의 효과는 종결 후 1년에서 3년까지의 추후 연구에서도 안정적인 경향이 있다고 한다.

 게슈탈트 치료는 집단의 형태로 치료하기에 적절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Perls의 제자인 Poster가 1951년에 게슈탈트 치료를 집단치료의 형태로 시도한 이래,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집단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개발해왔다. 집단 심리치료에서는 '지금-여기'의 정서 체험과 '지금-여기'의 행동 자각을 중시하는데, 집단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서를 자각하고 체험함으로써 평소에 억압하고 외면해왔던 자신의 핵심 정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집단에서 나타나는 자기 행동을 자각함으로써 평소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 패턴을 알아차리고, 그러한 행동 패턴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게 될 수 있다. 최근의 동향을 보면, 개인 중심적인 치료방식을 선호하는 게슈탈트 치료자들과 집단 중심의 게슈탈트 치료자들의 비율이 거의 비슷한 실정이다.

 여러 가지 공헌과 강점에도 불구하고, 게슈탈트 치료는 이론적인 체계성과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지난 몇십 년간 기발하고 창의적인 치료기법의 개발에 치중했지만, 개인의 성격과 발달에 관한 세련되고 정교한 이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게슈탈트 치료의 근거가 되는 이론이나 개념들은 추상적이거나 철학적인 것으로서 실증적인 검증이 부족하다.

 또한 게슈탈트 치료는 현상학적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임상 진단체계를 지나치게 무시하는 경향이 많았고, 따라서 체계적인 연구와 치료 활동을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치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문제를 진단하여 그에 따른 세분된 치료계획을 세우고, 치료 결과를 평가하는 등의 체계적인 연구 활동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앞으로의 게슈탈트 치료연구는 기존의 진단체계에 보조를 맞추며, 좀 더 세분된 치료 절차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체계적 치료연구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게슈탈트 치료는 그동안 집단치료나 워크숍, 치료 시범, 치료자 훈련 등의 활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고, 개인치료에서도 비교적 단기간의 치료에 역점을 두었으므로 장기치료 부분에서는 다소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여러 가지 치료 효과 검증이나 새로운 이론의 개발 등을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치료연구가 필수적이다. 게슈탈트 치료는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 체험이 중요함을 강조함으로써 심리치료 분야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었다. 개인과 환경의 접촉을 증가시키는 게슈탈트 치료의 다양한 체험적 기법들은 다른 치료적 접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는 내담자가 진정한 자기 모습을 바라보고 알아차림으로써 현실 속에서 자신을 실현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체험적인 실존적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