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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심리학-주요개념 2

by 코코 라이프 2022. 8. 6.

(2) 원형의 5가지 유형

 원형은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형태만 가지고 있다. 원형을 어떤 유형의 지각과 행동의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원형들은 집단 무의식 내에서 서로 별개의 구조를 이루고 있지만 결합을 하기도 한다. 모든 원형들이 여러 가지로 결합되어 작용하기 때문에 개인의 성격이 각기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원형은 콤플렉스의 핵심을 이루며 원형이 중심이 되어 관련 있는 경험들을 끌어당겨 콤플렉스를 형성한다. 원형은 무수하게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는 반면, 그 내용을 이루는 주요한 원형적 심상은 많지 않다. 이러한 심상을 중심으로 경험이 계속 추가되어 충분한 힘을 얻게 되면 콤플렉스는 의식에 침입할 수 있게 된다. 원형이 의식에 떠올라 행동으로 표현되는 경우는 그 원형이 잘 발달한 콤플렉스의 중심이 되었을 때뿐이다.

 융은 다양한 원형 중에서 우리의 성격과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5개의 원형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것은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 그리고 자기이다.

 페르소나는 라틴어로 '가면'이라는 뜻이며 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을 뜻한다. 개인은 부모로서, 친구로서, 직장인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개인이 이러한 역할들을 수행하는 방식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을 원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페르소나는 사람이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 사고, 행동을 조절해야 하는 것을 배우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페르소나를 너무 중요하게 여기면 개인은 진정한 자신으로부터 유리되어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삶을 살게 될 뿐만 아니라 순수한 감정을 경험하기가 어려워진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자신과 반대되는 성의 특성을 의미한다. 페르소나가 외부로 드러난 모습이라면,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무의식 속에 지니고 있는 이성의 속성을 뜻한다. 아니마는 남성에게 있어서 다정함이나 감성적 정서와 같은 여성적인 부분을 나타낸다. 아니무스는 여성에게 있어서 논리나 합리성과 같은 특징을 지니는 남성적인 부분을 말한다. 남성과 여성이 모두 반대 성에 해당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남성과 여성이 남성 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모두를 분비한다는 생물학적인 사실로도 지지된다. 융은 조화로운 성격을 지닐 수 있도록 남성은 아니마를, 여성은 아니무스를 무의식 속에서 이끌어내어 표현해야 한다고 믿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성숙하고 틀에 박힌 남성상이나 여성상에 갇힐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림자는 개인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반대되는 특성을 뜻한다. '등잔불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그림자는 자아의 어두운 부분, 즉 의식되지 않는 자아의 분신을 의미한다. 그림자는 개인이 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이고 동물적이며 공격적인 충동을 포함하고 있다. 그림자는 어떤 면에서 프로이트가 말하는 원초아와 유사하다. 그림자는 잠재적으로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콤플렉스로서 자아가 이를 받아들여 화목하게 영혼 속에 편입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가 심리적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그림자를 적절히 표현하는 것은 창조력, 활력,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림자를 과도하게 억압하면, 개인은 자유로운 표현이 억제되어 진정한 자신으로부터 괴리될 뿐만 아니라 불안과 긴장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 그러한 개인들에게 있어서 치료의 목표는 그들의 그림자를 의식으로 가져와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자기(Self)는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한 성격 전체의 중심이다. 자기는 성격을 구성하고 통합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자아가 의식의 중심이라면 자기는 성격 전체의 중심이면서 동시에 역설적으로 성격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개성화가 일어나지 않은 미숙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기가 무의식의 중심에 묻혀 있어서 다른 원형과 콤플렉스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개인이 성숙해지고 개성화됨에 따라 자아와 자기의 관계가 밀착되어 모든 성격 구조에 대한 의식이 확대된다. 융은 자기의 실현이 인간 삶에 있어서의 궁극적 목표라고 보았다. 개인이 자신의 성격 기능을 완전히 발현할 때, 자기 원형에 접촉하여 무의식의 내용들을 의식으로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의식적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꿈의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형은 내용을 지니지 않고 단지 형태만을 지닌 심리적 반응양식이다. 그러한 원형의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상징이다. 원형은 꿈, 환상, 환영, 신화, 동화, 예술 등에서 나타나는 상징들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다. 융은 신화, 연금술,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중요한 원형들을 나타내는 상징들을 발견하였다. 상징은 정신의 표현이며, 인간성의 모든 면이 투영되어 있다. 이러한 상징의 구체적인 심상으로는 영웅, 순교자, 전사, 위대한 어머니, 현명한 노인, 악마, 사기꾼, 고통받는 소녀 등이 있다. 융이 발견한 상징들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자기를 상징하는 만다라이다.

 융이 제시한 개념들은 전체성을 지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공간적으로 실체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의식,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의 세 가지 층으로 구분될 수 있다. 자아는 의식의 중심을 이루며, 자아에 의해 억압된 개인의 경험들이 바로 그 아래 개인 무의식에 그림자로 존재한다. 페르소나는 자아가 사회적 장면에서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좀 더 깊은 집단 무의식에 존재하며, 자기는 마음의 중심이자 마음 전체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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