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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는 주제 (IT, 심리학 등)

인지치료의 주요개념

by 코코 라이프 2022. 10. 3.

(1) 자동적 사고

 Beck은 우울증 환자의 사고내용을 조사하면서 실패, 상실, 좌절과 같은 주제와 관련된 부정적인 사고가 잦음을 발견했다. 또한 우울증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들의 우울한 감정과 부적응적 행동이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과 심상에 의해서 촉발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심상을 잘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울러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과 심상은 다양한 생활사건에 의해서 거의 자동으로 촉발되는 경향이 있었다. Beck은 이러한 생각과 심상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았으며, 이를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라고 명명하였다.

 자동적 사고는 심사숙고하거나 합리적으로 판단한 결과가 아니며 아주 빠르게 떠오르기 때문에 자동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자동적 사고는 매우 빠르게 의식 속을 지나가기 때문에 개인에게 명료하게 인식되지 않으며 단지 그 결과로 뒤따르는 우울한 감정만이 인식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동적 사고의 존재를 인식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그 타당성을 검토하지 못한 채 사실인 것처럼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자동적 사고는 주의를 기울이거나 약간의 훈련을 받게 되면 인식될 수 있다. 자동적 사고는 언어적 형태나 시각적 형태(심상) 또는 두 가지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자동적 사고는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표층적 수준의 인지이다. 따라서 자동적 사고는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자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시키기도 수월하여 인지치료의 초기에는 자동적 사고를 포착하여 수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동적 사고는 외부 자극에 대한 정보처리의 결과로 생성된 인지적 산물(cognitive products)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사건을 접하면서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도출된 결과물이다. 이러한 자동적 사고는 개인의 감정과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Ellis의 ABC 모델에 따르면 자동적 사고는 B에 해당하는 인지를 뜻한다.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생활사건의 의미를 특정한 방향으로 왜곡하여 부정적인 내용의 자동적 사고를 지니게 된다.



(2) 인지적 오류

 Beck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이 지니는 자동적 사고는 현실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한 것이다. 이들은 생활사건의 의미를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유형의 논리적 오류를 범한다. 이처럼 생활사건의 의미를 해석하는 정보처리 과정에서 범하는 체계적인 잘못을 Beck은 인지적 오류(cognitive error) 또는 인지적 왜곡(cognitive distortion)이라고 불렀다.

 인지적 오류는 생활사건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자동적 사고를 만들어내는 인지적 과정(cognitive processes)의 잘못을 의미한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생활사건을 해석하는 인지적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오류를 범한다.

 흑백 논리적 사고(all or nothing thinking)는 생활사건의 의미를 이분법적인 범주 중의 하나로 해석하는 오류를 말하며 이분법적 사고(dichotomous thinking)라고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취를 '성공' 아니면 '실패'로 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의 반응을 '칭찬' 아니면 '비난'으로 해석하며 그 중간의 회색지대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는 특수한 상황의 경험으로부터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무관한 상황에도 그 결론을 적용시키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시험이나 사업에 몇 번 실패한 사람이 자신은 '어떤 일에서든' '노력에 상관없이' '항상'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믿거나 한두 번의 실연 경험을 지닌 남자가 자신은 '항상' '어떤 여자에게나' '어떻게 행동하든지' 실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잉일반화에 속한다.

 정신적 여과(mental filtering)는 특정한 사건과 관련된 일부의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이 마치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의미하며 선택적 추상화(selective abstrac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발표를 한 상황에서 대다수의 청중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반응을 보인 소수의 청중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자신의 발표를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낙담하는 경우이다.

 의미확대와 의미축소(minimization and maximization)는 어떤 사건의 의미나 중요성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또는 축소하는 오류를 말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일의 의미는 크게 확대하고 긍정적인 일의 의미는 축소하는 잘못을 범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자신에게 한 칭찬은 별 뜻 없이 듣기 좋으라고 한 말로 의미를 축소하는 반면, 친구가 자신에게 한 비판은 평소 친구의 속마음을 드러낸 중요한 일이라고 그 의미를 확대하여 받아들이는 경우이다.

 개인화(personalization)는 자신과 무관한 사건을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말한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걸어가는 사람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웃는 소리를 듣고 자기 외모나 행동거지를 비웃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잘못된 명명(mislabeling)은 사람의 특성이나 행위를 기술할 때 과장되거나 부적절한 명칭을 사용하여 기술하는 오류를 뜻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잘못을 과장하여 '나는 실패자다.' '나는 인간쓰레기다.'라고 부정적인 명칭을 자신에게 부과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제멋대로 추측하고 단정하는 독심술(mind-reading)의 오류, 마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하듯이 단정하고 확신하는 예언자(fortune telling)의 오류, 현실적인 그거가 없이 막연히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 근거하여 결론을 내리는 감정적 추리(emotional reasoning)와 같은 인지적 오류가 있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들은 현실을 실제보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하거나 과장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3) 역기능적 인지도식과 신념

 사람마다 동일한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 우울한 사람들이 생활사건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며 인지적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Beck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들은 편향된 인식의 틀, 즉 독특한 인지 도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 도식(schema) 은 과거 경험을 추상화한 기억체계로서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의 다양한 정보를 선택하고 사건의 의미를 해석하며 미래의 결과를 예상하는 인지적 구조(cognitive structure)를 의미한다. 동일한 생활사건의 의미를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는 인지도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Beck에 따르면 우울한 사람들은 생활사건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역기능적 인지도식(dysfunctional schema)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인지도식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서 형성되며 성장하여 부정적인 생활사건에 직면하게 되면 활성화되어 그 사건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왜곡함으로써 우울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인지도식은 과거 경험을 일반화한 인지적 구조로서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Beck에 따르면 우울한 사람들이 부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 이유는 당위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완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념은 비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좌절과 실패를 초래하게 되는데, Beck은 이러한 신념을 맥락에 따라서 역기능적 신념(dysfunctional beliefs) 또는 기저가정(underlying assumptions)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역기능적 신념은 특정한 생활사건에 대한 해석내용인 자동적 사고와 달리 삶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이나 원칙으로서 절대주의적이고 완벽주의적이며 융통성이 없이 경직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신념들의 예로는 '사람은 멋지게 생기고 똑똑하고 돈이 많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사랑 없이 나는 행복해질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이다.' '절반의 실패는 전부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항상 일을 잘 해야만 한다.' '한 인간으로서 나의 가치는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언제 나에게 등을 돌릴지 모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등이 있다.

 Judith Beck(1995)은 정신병리에 개입하는 역기능적 신념을 핵심 신념과 중간신념으로 구분하고 있다. 핵심신념(core beliefs)은 어린 시절에 중요한 인물과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것으로서 가장 근원적이며 깊은 수준의 믿음이다. 이것은 자신과 세상 전반에 대해서 과잉 일반화한 경직된 내용의 신념으로서 개인에게 잘 의식되지 않으며 당연한 진리처럼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핵심 신념이 활성화되면 그와 일치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불일치하는 정보는 무시하게 된다. 그 결과 핵심 신념은 비현실적이고 역기능적임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거나 강화된다.

 핵심신념이 가장 깊은 수준의 인지라면 자동적 사고는 가장 표층적인 수준의 인지라고 할 수 있다. 중간신념(intermediate beliefs)은 핵심 신념과 자동적 사고를 매개하는 것으로서 핵심 신념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중간신념은 삶에 대한 태도, 규범, 가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잘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 예로는 "무능력하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라는 태도, "나는 항상 열심히 일해야 한다."라는 규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이다."라는 가정 등이 중간신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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